에반게리온 – 원작자 안노 히데아키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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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약 80미터. 광택이 나는 몸, 높은 민첩성이 느껴지는 유연한 체격. 그러나 그들은 로봇이 아니라 정체불명의 인조인간이라고 한다. 그 인조인간을 조종하는 것은 14세 소년 소녀들이다. 인조인간의 경추 부근에 있는 조종석에는 양수 같은 액체가 주입되어 있고, 그들은 그 안에 몸을 담그는 것으로 인조인간과 싱크로를 맞춘다.

그들이 인조인간을 타고(?) 하는 이유는 불규칙적으로 지구를 찾아오는 목적과 의도를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생명체와 싸우기 위함이다. 도대체 이 인조인간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왜 파일럿은 소년소녀로 한정된 것인지, 외계인의 목적은 무엇인지. 모든 것이 불투명한 채로 진행된다.

줄거리만 들으면 정말 황당무계하고, 여기서부터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1954년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기 시작하자마자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일본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돌풍을 일으키며 영화, 만화, 굿즈, 코스프레 등 모든 서브컬처를 장악하게 된다.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인기는 계속 높아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고, 해외에도 많은 코어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 개봉한 ‘신 에반게리온’은 흥행 수익 100억 엔을 돌파했다.

도대체 왜 이 애니메이션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의미 불명의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 동안 인기작으로 남아있는 것일까?

이를 풀기 위해서는 이야기의 줄거리를 복습하면서 원작자인 안노 히데아키라는 사람, 그의 출생지, 그리고 아버지의 존재… 등 다각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시놉시스

주인공의 이름은 이카리 신지. 중학교 2학년인 14세.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는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라고 해야 할까, 별거 중). 전형적인 모리꼬치 타입으로 의지가 약하고 부정적인 성격이다. 은둔형 인간으로 은둔형 생활을 하고 있다.

그가 살고 있는 일본은 실제와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특징이 없는 도시 풍경과 생활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단 외계인이 침입하면 크게 변모한다. 지축을 울리는 사이렌과 함께 도시 곳곳에서 거대한 구조물(외계인 대책용)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지하 대피소로 피신한다. 사도라는 외계인이 파괴의 끝을 향해 달려들기에 사람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지상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날 신지는 카즈키 미사토라는 여성에게 넬프라는 조직의 본부로 끌려가게 된다. 이 네르프야말로 예의 외계인 토벌을 담당하는 집단인데, 그곳의 리더가 바로 신지의 아버지였다. 옛 정을 나누기도 전에 이리키 겐도우는 신지에게 다가온다.

“에반게리온에 타라.”

갑작스러운 명령에 신지는 당연히 거부한다.

“싫다.”

애초에 소통이 희박했던 신지에게 이 초강압적인 아버지는 두려움의 대상일 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상처투성이의 소녀가 들것에 실려 온다. 레이라는 소녀 역시 파일럿 중 한 명인데, 에반게리온에 탑승했다가 외계인의 반격을 받아 죽기 직전의 상태였다.

이 모습을 본 신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정의감, 의분, 그런 감정이 싹튼다. ‘타지 않으면 돌아가라’는 말까지 들었던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마침내 “제가 타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조종석에 올라탄 신지.

그렇게 그의 길고 장렬한 싸움의 인생이 시작되었다.

안노 히데아키라는 인간

에반게리온의 창시자 안노 히데아키는 어떤 사람일까?

1960년 야마구치현 우베시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고, 특히 특촬물 계열의 작품을 좋아했다.

그림도 잘 그려서 아파트에서 보이는 우베의 산업 풍경을 자주 모사하기도 했다. 그것이 훗날 ‘신 에반게리온’의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그려지게 된다는 것은 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이야기다.

학창시절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미술부로서 만화와 애니메이션 제작, 그리고 지구과학부 천문반에서 별을 관찰하는 데 열중했다. 에반게리온에 등장하는 ‘검은 달’을 비롯한 다양한 초자연적 현상은 이러한 당시의 원체험이 바탕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검은 달

그리고 미술계 대학에 진학한 안노는 이곳에서도 불성실한 학생 기질은 여전한 듯, 학업은 뒷전인 채 동료들과 함께 애니메이션 제작에 몰두했다. 프리랜서로서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에 참여하는 등, 실력을 탄탄하게 다져나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학비를 한껏 체납하여 퇴학 처분을 받았지만, 이를 계기로 상경했다. 그곳에서 그 유명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 원화로 참여한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 안노가 작화 담당으로 발탁된 거신병의 장면

이후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영화 제작, 때로는 감독을 맡아 95년 에반게리온을 발표한다. 그 이후의 활약은 굳이 여기서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 작가성. ‘거대한 캐릭터’와 ‘파괴’

・’거대한 캐릭터’

어렸을 때부터 안노는 울트라맨, 고질라, 건담 등 뭔가 ‘거대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좋아했다.

어릴 적에는 직접 디오라마를 만들고, 오리지널 특촬물을 찍기도 했다. 힘없는 아이들에게는 사회의 상식, 법, 경제, 정치, 그런 어른들이 중심이 되어 돌아가는 세상을 단숨에 초월해 주는 그들의 존재는 낭만과 용기를 주는 것 같다. 그것은 필자도 강력하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더구나 그의 부모님은 도시의 보잘것없는 재단사로서 성실한 기질의 장인이었다고 한다. 시골에서 결코 부유하다고는 할 수 없는 생활.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은 누구보다 강렬하지 않았을까.

・’파괴’

그의 작품에는 어김없이 대규모 파괴 장면이 등장한다. 에반게리온에서는 사도(적 캐릭터)가, 실사 영화에서는 고질라가, 외계인들이 파괴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리고 때로는 그 파괴가 주요 캐릭터의 육체까지 닿기도 한다. 특히 에바에서는 주인공이 탄 인조인간의 팔이 찢어지는 장면이 유명하다.

인조인간이 다치면 그 안에 타고 있는 조종사도 같이 다치는데, 피를 흘리며 짖어대는 인조인간과 그 안에서 신음하는 신지의 묘사가 왠지 모르게 매우 생생하다.

이 장면의 원점은 역시 안노라는 남자의 과거에 있다는 추측이 지금까지 많이 제기되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오른쪽 다리가 없다. 예전에 제재소에서 일하던 중 실수로 톱으로 잘라버렸다고 한다. 안노는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답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딘가 부족한 것이 더 좋은 것은 내 아버지가 다리가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요.

“부족한 것이 일상 속에 계속 존재했고, 그것이 바로 내 부모였다는 것이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감각이 거기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거대한 캐릭터’, 그리고 ‘파괴’. 안노 작품의 이 두 가지 요소는 철저한 데포르메를 통해 표현되어 은유가 가득한 세계관을 중화시켜 준다.

이로 인해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 팬을 확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맺음말

에반게리온, 그리고 그 제작자인 안노 히데아키라는 인간에 대해 알아보았다.

저렇게 추상적이고 잔혹한 영상이 아무리 애니메이션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널리 퍼져나간다는 것은 무언가 그 배경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조사하게 된 것이 이번 블로그 작성에 이르게 된 계기다. 그리고 그의 반평생을 풀어보니 역시 거기에는 인간이라는 모든 생명체에 통하는 보편적인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아이의 무력감, 파괴 충동, 아버지라는 생명체의 존재감…. 이러한 인류 공통의 주제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 아닐까.

출처

프로페셔널한 일의 방식 안노 히데아키

「庵野秀明スペシャル」 - プロフェッショナル 仕事の流儀
あの『エヴァンゲリオン』がついに完結する。番組は総監督・庵野秀明(60)に4年にわたって独占密着。これまで長期取材が決して許されなかった庵野の制作現場を、シリーズ完結編となる『シン・エヴァンゲリオン劇場版』で初めて余すところなく記録した。巨匠・宮崎駿をして「庵野は血を流しながら映画を作る」と言わしめるその現場で一体何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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